2011.12.17 04:08
몇 년 전 읽었던 '로마인 이야기'를 다시 읽었다.
총 15권 분량의 책이지만 전혀 부담스럽지 않고, 오히려 제대로 된 책 읽기의 즐거움을 준다.
물론 여기에는 시오노나나미의 원작을 번역한 김석희의 공이 매우 크다.
보통 외국작가들의 책은 번역작업에 따라 국내 독자에게 너무 다른 결과를 준다.
이 점에서 김석희는 더 좋을 수 없을 것 같은 번역을 해주었다.
인상 깊었던 책이라도 몇 년이 지나면 전체적인 윤곽만 남고 희미해진다.
기억이라는 것이 그런 것이다.
그렇게 흐릿해질 무렵, 문득 다시 읽고 싶은 책이 있다면 읽어야 한다.
'로마인 이야기'가 그랬다.
다시 각 잡고, 제대로 본격적으로 대서사 속에 잠기고 싶었다.
역시 카이사르 였고, 카이사르 였다.
이 책을 다시 읽고 싶었던 이유를 알았다.
'로마인 이야기'는 정작 유럽이나 서양사람들에게 별 인기가 없을 것이다.
그들은 역사를 이렇게 서술한 책이 낮설 것이다.
그러나 동양사람들에게는 무척 친숙하다.
삼국지, 초한지와 같은 책들을 좋아하기 때문이다.
'삼국지'와 '삼국지연의' 는 같은 역사를 다른 방식으로 기술하고 있다.
사람들은 정확한 사실 여부보다는 쉽게 풀어쓴 '삼국지연의'를 더 좋아한다.
얼마 전 이문열의 삼국지도 출간되어 인기를 얻었다.
같은 역사를 소재로 시대를 뛰어넘어 계속 재 창조되고 있는 것이다.
'로마인 이야기'는 고대 로마를 소재로한 또다른 삼국지다.
그래서 재미있고 다시 읽고 싶었던 것이다.
마치 사람들이 삼국지를 두 번, 세 번 다시금 읽는 것과 같다.
한편으로 '로마인 이야기'는 마키아벨리의 '군주론' 이후 유럽인을 다시 보게끔 했던 책이기도 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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